
요즘 들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 진다.
무언가 잘못된 건 아니고, 그냥 문득문득 궁금해지는 거다.
나는 왜 혼자 있는 시간이 좋으면서도, 때로는 사람들이 그립고,
계획을 잘 세워놓고도 충동적으로 행동할까?
우연히 보게 된 심리학 글에서 ‘5가지 성격 특성 요소(Big Five)’를 보았다.
개방성, 성실성, 외향성, 친화성, 신경성.
다섯 가지로 사람의 성격을 설명할 수 있다니 심플해서 좋다….
개방성, 나는 개방성이 높은 편인 것 같다.
새로운 음악, 새로운 장소, 낯선 사람들… 이런 게 좋다.
익숙한 일상에 균열이 생기면 오히려 설레는 편이다.
그런데 이상하게도, 너무 많은 변화가 오면 불안해지기도 한다.
모순 같지만, 그게 또 사람인 걸까?
성실성은… 음, 애매하다.
스스로는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만, 주변 사람들은 부지런하다고 한다.
마감이 있으면 잠 안 자고라도 해내는 걸 보면,
책임감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.
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.

외향성에 대해서는 늘 헷갈린다.
사람을 좋아하면서도, 너무 오래 함께 있으면 지친다.
어쩌면 나는 ‘혼자 있을 수 있는 외향인’일지도 모른다.
아니면, 그냥 적당히 복잡한 사람?
친화성은 나에게 중요한 덕목이다.
상대가 불편해하는 걸 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고,
다툼보다는 대화를 선택하려 애쓴다.
그렇다고 무조건 착한 사람이고 싶지는 않다.
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용기도, 내 방식의 친절이니까.
그리고 마지막, 신경성.
사실 이 단어는 좀 아프다.
작은 말에 쉽게 상처받고,
가끔은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운다.
‘이 정도는 넘겨야지’ 하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조마조마하다.
그만큼 나는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하다.
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 믿고 싶다.

이 다섯 가지 특성을 들여다보며,
나는 좀 더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.
지금껏 ‘왜 나는 이럴까’라고 자주 자책했는데,
‘나는 이런 사람이구나’ 하고 가만히 받아들이게 된다.
모든 성격에는 이유가 있고,
그 이유는 곧 나를 살아가게 한 방식이다.
그걸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나에게 친절해질 수 있을 것 같다.